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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실제 전쟁 중에 활동했던 해군 정훈음악대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다.

전쟁영화답게 초반에 잠깐 나왔었다. 전쟁장면이 전혀 없었다면 그 때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저그런 음악영화로 받아들여질테니…

큰 줄기는 전쟁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모여 어린이합창단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그 단순하고 밋밋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뒷얘기도 적절히 섞어가면서 하고 있다.

공식적(?)인 주인공은 임시완이라고 되어있으나 그건 몸값순일 듯 하고 순이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차지한다.

초반에는 순이가족 이야기로 시작한다. 대북선전물을 뿌리던 아버지가 국군에게 검문당할 때 뒷자리에 있던 철없는 순이는 자신이 부르던 북한선전노래를 부르고, 이 때문에 아버지는 끌려가서 ‘빨갱이’로 처형당한다.

그 충격으로 더이상 노래를 하지 않던 순이가 오빠랑 떨어지기 싫어서 합창단원에 들어간다. 물론 합창단원이 되서도 노래는 하지 않지만…

가족들이 인민군에 의해 몰살당하고 전방에서 전투를 치르고 후방에 와서 고아원을 관리, 감독 하던 한소위는 합창단원을 만든다.
동구(순이의 오빠)를 빨갱이라면서 괴롭히던 아이를 대놓고 싸우라고 한다. 주먹으로 싸우지 않으니 노래로 싸우라고 한다.
각자의 노래를 시키고 동시에 부르되 음정이나 박자가 상대방에게 따라가면 지는거라고 한다.
이 둘의 노래가 끝나자 아이들은 이들이 만들어낸 화음에 매료되고 한소위는 이게 바로 화음이라 가르치며 화해시킨다.
“그건 어른들의 잘못이지,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잖아”

여담으로 “갈고리” 역을 맡은 이희준 배우, 딱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는 그 시대가 만들어 낸 악…
막무가내 도련님을 때려눕히고 아이들에게 소리친다.
“내가 너희들에게 뭐 잘못했나?”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갈고리”는 아이들에게 앵벌이시켜서 연명하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 자신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사람으로 정당화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영화를 봐도 후기를 남기지 않았었다가 이 영화를 보고서는 글로 기록을 남겨두고 싶어졌다.

게다가 옛 기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들로 가득하다.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여운이 남는 영화다.


“전쟁은 왜 하는 걸까요? 내가 죽지 않으려고 죽이는 거예요.”

“전쟁보다, 죽는거보다 더 무서운게 뭔지 아세요? 버려지는 거예요. 혼자남는 거예요.”

By woo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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